회사를 처음 다니기 시작한 건 18년 1월이었다.
17년 겨울 즈음, 그때 마침 국비 교육과정이 끝나고, 구직을 하며 회사를 알아보던 중
아는 형이 자기네 회사 개발자를 구하고 있는데, 올 생각이 없냐는 것이었다.
사실 그때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개발자 연봉이 엄청 높지도 않았고, 현재 SI 개발자들을 바라보는 딱 그 시점이 그 당시의 개발자를 바라보는 시점이었다.(개발자들은 개발만 해서 딱 할 거하고 빠지고, 운영은 자기들이 하는 방식)
그러니 신입을 뽑아도 연봉을 거의 2100 2400 뭐 많아봤자 3000. 이 정도였고,
(물론, 그 당시의 네카라나 그 외의 대기업에서는 확실히 달랐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안 좋은 시기에 취직을 하게 된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시작이 2100 2400으로 시작해 버리면 지금 22년쯤에 신입으로 입사하는 친구들이랑 연봉 차이가 그렇게 많이 나지 않는다. 연봉은 이직의 경우, 보통 이전 회사의 연봉을 비례해서 올라가기 때문에... 그렇지만 그래도 네카라쿠배 급은 다르겠지만....)
사실 그 당시만 해도 2100 2400은 나에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이가 그렇게 많지도 않았으며, 연봉이나 사회적 지위에 관심도 없었고, 초보 개발자라면 이 정도 리스크는 감수해야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혹시라도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자신을 낮추지 말고 올려치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수습기간 2100 끝나면 2400이라는 거의 한 달 편의점 주간을 뛰었을 때 비슷한 수준의 연봉으로 체결되어 회사를 다니게 되었다.
다니게 된 회사는 서비스 계열의 회사였는데, (B2C인데 뭔가 이상한 구조가 아니라 엄밀히 따지면 B To B To B)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랐고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회사를 다니면서 제대로 된 비즈니스적인 코딩이나 서버 관리 운영이나 이런 걸 배우거나 느껴본 적이 없었던 것이었다.
여느 중소기업처럼 팀장은 늘 바쁘고, 피드백해주는 사람이 없으니, 작동은 하는데 코드가 좋은 건지도 모르겠고,
심지어 처음에는 기술지원 업무를 간단한 것만 했는데, 회사 인원이 퇴사 및 부서 이동을 하면서, 기술지원 업무도 연구팀이 떠맡게 된 것이었다.
(다음 해의 업무분장을 할 때 이 업무들이 넘어왔는데, 애초에 기술지원은 사업팀의 업무였다. 사실 이 부분도 팀장의 잘못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당시 팀장은 능력에 비해서 예스맨이어서 일을 쌓아 두고 했는데, 일단 별생각 없이 예스를 때리고 고스란히 리스크는 팀원들이 감당하게 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이 있었다. 아 팀원이라면 팀장의 업무를 분산해서 처리하는 게 당연히 맞다고 생각하지만, 일단 우리 팀이 1년 안에 달성해야 하는 목표나 뭘 해야 팀이 연말에 고과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지에 대한 고민을 했었다면, 저런 기술지원 업무는 받아오지 않는 게 맞았다고 본다. 아니면 본인이 인력에 대해서 생각을 해놓고 '사람을 새로 뽑아서 써야지...' 이런 식으로라도 생각을 했었더라면...)
결국 나중에 확인했을 때 기술지원이나 유지보수는 연구팀의 고과 평가에 반영이 전혀 되지 않았다고 한다.
사실 기술지원 및 유지보수업무를 하면서 고객과 전화를 하는 건 문제가 없었는데(개인적으로 그렇지 나 말고 다른 연구원들은 스트레스가 심했음.), 가장 진짜 큰 문제점은 솔루션이 델파이(파스칼 기반의 언어)라는 언어로 되어 있었고, 연구원들은 죄다 자바 개발자였단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아무리 솔루션에서 에러가 나도 단 한 명도 고칠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하지 못했기 때문에, 계속 전화를 받는 업무에 시달리게 된 것이다.(끝나지 않는 유지보수. 유지만 있고 보수는 없는)
이렇게 된 이유 중에 하나는 팀장이 사람을 뽑을 때 전부다 자바 개발자를 뽑았는데, 새로운 솔루션을 만들기 위함이었다.
그러니 새로운 솔루션이 있으면 더 이상 고칠 필요도 없고, 이전 솔루션들의 오류 정도야 전화로 커버가 된다고 생각한 것 같다.(이건 제 뇌피셜)
근데 지금 와서 다시 생각해보면, 내가 만약 팀장이었다면, 델파이 개발자를 한 명 뽑고, 나머지를 자바 개발자로 뽑았을 거 같다.
그리고 이 자바 솔루션에도 문제점이 있었는데, 자바라면 보통 스프링 기반의 웹 백엔드 솔루션으로 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 솔루션 같은 경우는 javafx기반의 프로그램으로 되어있었던 것이었다.
생각해보면 C기반으로 된 프로그램들은 별도의 다른 프로그램을 깔지 않아도 잘 돌아가지만, 자바로 된 프로그램들은 모든 컴퓨터에 마인크래프트 마냥 자바를 깔아줘야 하기 때문에 솔루션 개발을 하고 싶었으면, C기반의 언어로 만드는 게 좋았을 것 같다. (미들웨어는 자바로 개발하더라도, 솔루션만큼은 C기반의 언어로..)
그 당시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팀장이 하라는 대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그래서 여차여차해서 만들었는데, 사실 이전 프로그램을 잘 쓰고 있는 고객들한테 전부 다 이제 델파이의 시대는 갔고, 자바의 시대가 왔으니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해야 합니다.라고 하는 건 좀 말이 안 됐다.(팀장의 추진력도 그렇게 좋지 않았고...)
자동 업데이트로 프로그램이 돌아가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정말로 필요한 고객에 한해 업그레이드를 해주었다.(자바 버전으로)
그러고 나서 새로운 사람이 등장하게 되는데... 부터는 담에 써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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